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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(蘭)을 치는 일은 종이 서너 장을 넘어서는 안된다. 신기(神氣)가 모이고 마음과 대상이 하나로 무르녹아야 함은 글씨든 그림이든 매일반이지만, 난을 치는 데는 더욱 그러하다.

톡톡힐링 발행일 : 2016-05-18

 

난(蘭)을 치는 일은

종이 서너 장을 넘어서는 안된다.


신기(神氣)가 모이고

마음과 대상이

하나로 무르녹아야 함은

글씨든 그림이든 매일반이지만,

난을 치는 데는 더욱 그러하다.


그러니 어찌 작품을

많이 만들 수 있겠는가.


만일 화공(畵工)들이 그리듯 그린다면

한 붓에 일천 장의 난을

칠 수도 있을 것이다.


그러나 이런 작품은

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.

이 때문에 나는 난을

많이 치려 하지 않았다.



- 김정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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